엡스타인 리스트(Epstein List)의 판도라 상자: 350만 페이지의 기록, 끝나지 않은 진실게임

엡스타인 리스트(Epstein list) 공개, 왜 미국은 아직도 분노하는가?

성매매 영상 찍어 협박 작전"…엡스타인, 러 간첩 충격 정황 | 중앙일보

현재 미국 현지는 미 법무부(DOJ)가 공개한 350만 페이지 분량의 ‘엡스타인 파일’로 인해 그야말로 거대한 폭풍의 한가운데에 있습니다. 2019년 감옥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 그의 죽음으로 덮이는 듯했던 미성년자 성 착취 사건은, 관련 기록이 대중에 공개되면서 끝나지 않은 진실게임 2막을 열었습니다. 단순한 가십을 넘어, 미국 사회의 특권과 권력, 그리고 사법 시스템의 어두운 이면을 드러낸 이 사건에 미국 전체가 다시 한번 들끓고 있습니다.

[Fact Check] 수십 년에 걸친 범죄의 타임라인

엡스타인 사건은 단순한 성범죄가 아닌, 수십 년에 걸쳐 조직적으로 이루어진 ‘권력형 범죄’입니다. 그 추악한 역사의 주요 타임라인은 다음과 같습니다.

| 연도 | 주요 사건 |
|—|—|
| 1996년 | 피해자 마리아 파머(Maria Farmer)가 최초로 FBI에 엡스타인의 범죄를 신고. |
| 2005년 | 플로리다 팜비치 경찰, 14세 소녀에 대한 성범죄 혐의로 엡스타인 수사 착수. |
| 2008년 | 연방 검찰과의 ‘솜방망이 처벌’ 논란 속, 주(州) 법원에서 18개월 형을 선고받음. |
| 2019년 7월 | 미성년자 성매매 혐의로 FBI에 의해 다시 체포됨. |
| 2019년 8월 | 재판을 앞두고 뉴욕 감옥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음. |
| 2025년 11월 | 트럼프 대통령, ‘엡스타인 파일 투명성 법안’에 서명. |
| 2026년 1-2월| 미 법무부, 약 350만 페이지에 달하는 관련 파일을 순차적으로 공개. |

이 과정에서 엡스타인은 최소 수십 명에서 많게는 100명 이상의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성 착취를 저지른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의 주된 사업체였던 파이낸셜 트러스트(FTC) 등은 8억 달러 이상의 수익을 창출했으며, JP모건 체이스 등 4개 은행을 통해 19억 달러가 넘는 자금이 오간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현지 반응] 냉소와 분노, 그리고 끊이지 않는 음모론

이번 파일 공개에 대한 미국 현지 반응은 ‘냉소’와 ‘분노’로 요약됩니다.

  • 정치권에 대한 불신: 레딧(Reddit) 등 소셜 미디어에서는 “결국 민주당, 공화당 할 것 없이 모두가 연루된 사건”이라는 비판이 주를 이룹니다. 자신의 정치적 성향에 따라 특정 정치인을 비난하거나 옹호하는 등 사건의 본질보다 정쟁으로 번지는 모습에 대한 피로감도 상당합니다.
  • 정부 발표에 대한 불신: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67%는 정부가 엡스타인 관련 증거를 은폐하고 있다고 믿으며, 그의 죽음이 자살이라는 의학적 소견을 믿는 사람은 15%에 불과했습니다. 44%는 그가 살해당했다고 믿는 등, 정부 발표에 대한 깊은 불신을 드러냈습니다.
  • 솜방망이 공개: 초기 공개된 파일들이 대부분 이미 알려진 내용이거나 중요 부분이 검게 칠해진 채 공개되자 “보여주기식 쇼”라는 비난이 쏟졌습니다. “비행기에 한 번 탄 사람과 실제 범죄에 가담한 사람은 구분해야 한다”며 무분별한 ‘마녀사냥’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높습니다.

[경제/사회적 파장] ‘조용한 학살’에 연루된 거물들

엡스타인 리스트에 이름이 오르내리는 인물들은 정재계를 총망라합니다. 이는 단순한 개인의 일탈을 넘어, 미국 최상위 엘리트 사회의 도덕적 해이와 시스템적 부패를 보여줍니다.

  • 정치계: 빌 클린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영국 앤드루 왕자 등.
  • 재계: 빌 게이츠(MS 창업자), 세르게이 브린(구글 창업자), 리언 블랙(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 창업자), 리처드 브랜슨(버진 그룹 창업자) 등.
  • 지식인 사회: 노엄 촘스키(언어학자), 래리 서머스(전 하버드대 총장) 등.

이들의 이름이 공개되면서 관련 기업의 주가가 휘청이고, 일부는 직위에서 물러나는 등 사회적 파장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특히 엡스타인이 이들의 비밀을 이용해 사업적 이득을 취하거나 영향력을 행사하려 했다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단순한 친분을 넘어선 ‘공생 관계’가 아니었냐는 의혹이 증폭되고 있습니다.

[인사이트] 한국 사회에 던지는 경고

엡스타인 사건은 바다 건너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닙니다. 한국 사회 역시 이 사건을 통해 중요한 교훈을 얻어야 합니다.

  • ‘버닝썬’과 ‘N번방’: 권력과 부를 이용한 성 착취, 디지털 기술을 악용한 집단 성범죄는 한국에서도 ‘버닝썬 게이트’나 ‘N번방 사건’ 등을 통해 이미 목도한 바 있습니다. 엡스타인 사건은 이러한 범죄가 얼마나 조직적이고 은밀하게 이루어질 수 있는지, 그리고 사회 최상층부까지 뿌리내릴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섬뜩한 사례입니다.
  • 시스템 부재의 비극: 엡스타인의 범죄가 수십 년간 이어질 수 있었던 것은 그를 비호하는 권력층과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사법 시스템 때문이었습니다. 사회적 감시와 처벌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때, 제2, 제3의 엡스타인은 어디서든 나타날 수 있다는 경고입니다.

[향후 전망] 끝나지 않은 진실 규명

미국 하원은 427대 1이라는 압도적인 표결로 법무부에 파일 공개를 명령했습니다. 아직 공개되지 않은 파일이 남아있으며, 수사는 계속 진행 중입니다.

  • 추가 기소 가능성: 엡스타인의 오랜 조력자 기슬레인 맥스웰은 20년형을 선고받았지만, 다른 연루자들에 대한 기소는 아직 없습니다. 추가 파일 공개와 수사 결과에 따라 거물급 인사들에 대한 추가 기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 2028년 대선 변수: 트럼프, 클린턴 등 유력 정치인들의 이름이 계속 오르내리는 만큼, 이 사건은 향후 미국 대선 정국에 중대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결론]

엡스타인 사건은 한 개인의 추악한 범죄를 넘어, 미국 사회의 특권층이 어떻게 법 위에 군림하며 시스템을 무력화시키는지를 보여주는 총체적 부실의 증거입니다. 이번 파일 공개는 끝이 아닌 시작입니다. 모든 진실이 밝혀지고 책임자들이 법의 심판을 받을 때까지, 이 사건은 미국 사회의 가장 아픈 상처로 남아 끊임없이 곪아 터질 것입니다. 미국이 이 거대한 시험대 위에서 과연 ‘정의’를 바로 세울 수 있을지, 전 세계가 지켜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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