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주 대금에서 3.3%가 빠져나가는 걸 보면서 “세금 다 냈네”라고 생각한다면, 절반만 맞습니다. 그건 세금이 아니라 선납이고, 실제 세액은 이듬해 5월에 결정됩니다. 냈던 돈을 돌려받는 사람도 있고 몇백만 원을 더 내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리고 하나 더. 소프트웨어 프리랜서 전용 업종코드가 2022년에 생겼는데, 아직도 940909로 신고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경비율이 달라서 세금이 달라집니다.
3.3%가 무엇인지부터
프리랜서가 받는 돈은 근로소득이 아니라 사업소득입니다. 회사와 근로계약을 맺고 급여를 받으면 근로소득이고, 일 단위로 용역을 제공하고 대가를 받으면 사업소득입니다. 세법상 완전히 다른 트랙이고, 그래서 계산 방식도 다릅니다.
3.3%의 정체는 이렇습니다. 소득세법 제127조 제1항 제3호에 따라 사업소득을 지급하는 자는 소득세 3%를 원천징수해야 합니다. 거기에 지방소득세가 소득세의 10%로 붙어서 0.3%. 합쳐서 3.3%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3%라는 숫자가 어떤 계산의 결과도 아니라는 점입니다. 얼마를 벌었는지, 경비가 얼마나 들었는지, 부양가족이 몇 명인지 전혀 보지 않고 무조건 3%를 떼어 갑니다. 나라가 세금을 나중에 받으려다 못 받는 일을 막으려고 미리 걷어두는 장치일 뿐입니다.
실제 세액은 5월 종합소득세 신고에서 정해집니다. 1년치 수입을 모아 경비를 빼고, 소득공제를 적용해 과세표준을 만들고, 6~45% 누진세율을 곱해서 산출세액을 구합니다. 그 금액이 이미 떼인 3.3%보다 적으면 돌려받고, 많으면 더 냅니다.
월 300만 원을 받는 프리랜서라면 연 3,600만 원에서 118만 8천 원이 원천징수됩니다. 경비를 제대로 반영하면 이 중 상당액이 환급되는 구간이고, 반대로 연 1억을 버는데 경비 증빙이 없으면 추가 납부가 천만 원 단위로 나올 수 있습니다. 같은 3.3%인데 결과가 반대로 갈립니다.
직장인이라면 회사가 연말정산으로 이 과정을 대신 해줍니다. 그 구조가 궁금하다면 연봉 실수령액 계산기에 4대보험과 소득세 공제가 어떻게 계산되는지 정리해 두었습니다.
업종코드가 940909로 되어 있다면
프리랜서 세금 글을 검색하면 거의 전부 940909(기타자영업)를 안내합니다. 그런데 국세청이 정한 940909의 적용범위를 그대로 읽어보면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컴퓨터 프로그래머(소프트웨어프리랜서 제외), 조율사, 전기·가스검침원 등 달리 분류되지 않은 기타 자영업
괄호를 보세요. 소프트웨어 프리랜서는 명시적으로 빠져 있습니다.
2022년 6월 소득세법 시행규칙이 개정되면서 940926(소프트웨어 프리랜서) 코드가 신설됐고, 그해 7월 1일부터 시행됐습니다. 적용범위는 「소프트웨어 진흥법」 제2조 제10호의 소프트웨어기술자로서 소프트웨어의 개발·제작·생산·유통·운영·유지·관리 및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입니다. 웹 개발, 앱 개발, 서버 운영, SI 프로젝트 참여가 전부 여기에 들어갑니다.
두 코드의 차이는 적용범위에서 시작합니다.
| 구분 | 940909 기타자영업 | 940926 소프트웨어 프리랜서 |
|---|---|---|
| 적용범위 | 컴퓨터 프로그래머(소프트웨어프리랜서 제외), 조율사, 전기·가스검침원 등 | 「소프트웨어 진흥법」 제2조 제10호 소프트웨어기술자 |
| 신설 | 종전부터 존재 | 2022년 7월 1일 시행 |
| 경비율 | 별도 고시 | 별도 고시 (940909와 다름) |
중요한 건 마지막 줄입니다. 경비율은 업종코드별로 따로 고시되고, 두 코드의 값은 같지 않습니다. 특히 기준경비율에서 벌어지는데, 기준경비율은 수입금액에 그대로 곱해지는 숫자라 몇 %p 차이가 곧바로 세금 차이로 옵니다. 수입 8,000만 원이면 1%p가 인정 경비 80만 원이고, 24% 세율 구간에서 19만 원입니다.
정확한 수치는 여기에 적지 않겠습니다. 경비율은 매년 3월경 새로 고시되고, 이 글을 읽는 시점의 값이 지금과 다를 수 있습니다. 2차 자료를 찾아보면 같은 코드에 대해 서로 다른 숫자를 적어둔 곳이 여럿이라 더 믿을 게 못 됩니다. 홈택스의 「기준·단순경비율 조회」에 업종코드를 넣으면 해당 귀속연도의 고시값이 그대로 나옵니다. 그걸 보세요.
업종코드는 홈택스 「My홈택스 → 신고내역」이나 종합소득세 신고 화면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사업자등록을 했다면 사업자등록증에도 찍혀 있습니다. 940909로 되어 있고 하는 일이 소프트웨어 개발이라면 바꾸는 게 맞습니다.
한 가지 덧붙이면, 지급명세서를 발행하는 쪽(외주를 준 회사)이 업종코드를 940909로 넣어버리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신설된 코드를 모르거나 관행적으로 쓰던 걸 그대로 쓰는 겁니다. 이건 받는 쪽에서 5월 신고 때 정정할 수 있습니다.
경비율을 쓸 수 있는지가 그다음입니다
경비를 인정받는 방법은 두 가지입니다. 장부를 써서 실제 쓴 돈을 증빙하거나(기장), 장부 없이 정해진 비율로 추산하거나(추계). 추계가 훨씬 편하지만 아무나 쓸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추계에도 두 등급이 있습니다. 단순경비율은 수입금액에 경비율을 곱해서 나온 금액을 그대로 경비로 인정합니다. 인적용역 업종의 단순경비율은 60%대라서, 수입 3,000만 원이면 2,000만 원 가까이가 증빙 한 장 없이 경비로 잡힙니다.
기준경비율은 훨씬 인색합니다. 매입비용·임차료·인건비 같은 주요경비는 증빙이 있어야 인정하고, 나머지만 경비율로 추산합니다. 그런데 기준경비율은 10~20%대입니다. 프리랜서 개발자는 주요경비라고 내세울 게 별로 없어서, 사실상 수입의 10~20%만 경비로 인정받는 셈이 됩니다. 같은 수입인데 인정 경비가 세 배 넘게 벌어집니다.
프리랜서는 기준이 두 개입니다
어느 쪽을 쓸 수 있는지는 직전 과세기간 수입금액으로 갈립니다. 국세청 「기장의무와 추계신고시 적용할 경비율 판단기준」이 업종을 세 군으로 나눠 놓았습니다.
| 업종군 | 대표 업종 | 복식부기의무 | 기준경비율 적용 |
|---|---|---|---|
| 가 | 농림어업, 광업, 도매·소매업 | 3억 원 이상 | 6,000만 원 이상 |
| 나 | 제조업, 숙박·음식점업, 건설업, 운수업 | 1억 5천만 원 이상 | 3,600만 원 이상 |
| 다 | 부동산임대업, 전문·과학 서비스업, 교육 서비스업 | 7,500만 원 이상 | 2,400만 원 이상 |
여기서 대부분의 글이 틀립니다. 프리랜서를 ‘다’군으로 보고 “2,400만 원 넘으면 기준경비율”이라고 쓰는데, 국세청 표에는 각주가 달려 있습니다.
인적용역 사업자는 기장의무 판단시에는 ‘다’군 적용, 경비율 기준은 ‘나’군 적용
즉 기준이 서로 다른 군에서 옵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단순경비율을 쓸 수 있는 한도: 직전연도 수입 3,600만 원 미만 (‘나’군)
- 복식부기를 해야 하는 지점: 직전연도 수입 7,500만 원 이상 (‘다’군)
- 그 사이(3,600만~7,500만)는 간편장부 대상이면서 추계 시 기준경비율
2,400만 원으로 알고 있다가 “나는 2,800만 원이니 기준경비율이네”라고 포기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실제로는 단순경비율 대상입니다. 1,200만 원어치 판단이 뒤집힙니다.
조건이 하나 더 붙습니다. 직전연도가 3,600만 원 미만이어도 당해연도 수입이 7,500만 원 이상이면 단순경비율이 배제됩니다. 작년에 조용했다가 올해 갑자기 큰 프로젝트가 들어온 경우가 여기에 걸립니다.
4,000만 원을 넘으면 경비율이 꺾입니다
단순경비율 대상이어도 수입 전액에 같은 비율을 곱하는 게 아닙니다. 소득세법 시행령 제143조에 따라 인적용역 사업자는 수입금액 4,000만 원까지만 기본율을 쓰고, 초과분에는 초과율을 적용합니다.
구조를 보려고 일반율 64%, 초과율 50%로 가정해 계산해 보겠습니다. 수입 5,000만 원이면 4,000만 원 × 64% = 2,560만 원, 나머지 1,000만 원 × 50% = 500만 원. 합쳐서 3,060만 원이 경비입니다. 전액에 64%를 곱한 3,200만 원보다 140만 원 적습니다. (실제 요율은 업종코드별 고시값을 쓰세요.)
고소득 인적용역자가 증빙 없이 과도한 경비를 인정받던 걸 줄이려고 들어온 장치입니다. 계산기에서 단순경비율만 곱해 보고 “생각보다 세금이 적네” 했다가 실제 신고에서 어긋나는 원인이 대개 이겁니다.
장부를 쓰는 게 유리해지는 지점
여기까지 오면 답이 대략 보입니다. 수입이 3,600만 원을 넘어가면 추계의 매력이 급격히 떨어집니다. 10~20%대의 기준경비율은 실제 쓴 돈보다 훨씬 적을 가능성이 큽니다.
개발자가 경비로 넣을 수 있는 항목은 생각보다 많습니다. 노트북과 모니터, 클라우드 사용료, JetBrains나 GitHub Copilot 같은 구독료, 도메인과 서버, 기술 서적, 콘퍼런스 참가비, 업무용 통신비, 재택 작업공간 임차료, 외주로 넘긴 일의 인건비. 이걸 다 모으면 기준경비율을 넘기는 건 어렵지 않습니다.
간편장부는 이름 그대로 간단합니다. 날짜, 거래 내용, 금액, 증빙 종류를 적는 수준이고 엑셀로도 충분합니다. 복식부기까지 갈 필요가 없는 구간이라면 부담이 크지 않습니다.
그리고 무시하기 어려운 당근이 하나 있습니다. 간편장부 대상자가 복식부기로 신고하면 기장세액공제를 받습니다. 산출세액에 사업소득 비율을 곱한 금액의 20%, 한도 100만 원입니다.
반대쪽에는 채찍이 있습니다. 복식부기의무자(직전연도 7,500만 원 이상)가 장부 없이 추계로 신고하면 가산세를 맞습니다. 무신고가산세는 산출세액의 20%와 수입금액의 0.07% 중 큰 금액, 장부의 기록·보관 불성실가산세는 산출세액의 20%. 둘이 겹치면 큰 쪽만 적용되지만 어느 쪽이든 20%입니다. 7,500만 원을 넘긴 해의 이듬해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9월에 할 수 있는 것
2026년 귀속분 신고는 2027년 5월입니다. 아직 멀어 보이지만, 5월에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지금 안 모아둔 증빙은 그때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지금 확인할 것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작년 수입금액을 확인해서 올해 신고가 단순경비율인지 기준경비율인지 확정합니다. 홈택스 「My홈택스 → 지급명세서 등 제출내역」에서 볼 수 있습니다. 3,600만 원이 경계입니다.
둘째, 업종코드를 확인합니다. 940909라면 940926으로 정정하는 게 맞습니다.
셋째, 기준경비율 구간이거나 그쪽으로 갈 것 같으면 오늘부터 증빙을 모읍니다. 사업용 신용카드를 홈택스에 등록해두면 사용내역이 자동으로 수집돼서 5월에 훨씬 편해집니다. 개인 카드와 섞어 쓰면 나중에 골라내는 게 일입니다.
경비율은 매년 3월경 새로 고시됩니다. 2026년 귀속분은 2027년 3월에 나오니, 신고 직전에 홈택스에서 본인 업종코드로 다시 조회하세요.
마무리
3.3%는 정산이 아니라 선납이고, 실제 세금은 5월에 결정됩니다.
소프트웨어 프리랜서의 업종코드는 940926입니다. 940909의 적용범위는 소프트웨어 프리랜서를 명시적으로 제외하고 있고, 경비율도 따로 고시됩니다.
경비율 판단 기준은 2,400만 원이 아니라 3,600만 원입니다. 인적용역 사업자는 기장의무와 경비율 판단이 다른 업종군에서 오기 때문입니다.
퇴직금이나 4대보험처럼 회사가 알아서 해주던 것들이 프리랜서가 되면 전부 본인 몫으로 넘어옵니다. 근로자 쪽 계산이 궁금하다면 퇴직금 계산기에 평균임금과 퇴직소득세 계산을 정리해 두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3.3%를 떼였는데 5월에 신고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나요? A. 환급받을 게 있어도 못 받고, 낼 게 있으면 무신고가산세가 붙습니다. 수입이 적어서 환급 대상이라면 신고하지 않는 것 자체가 손해입니다. 기한이 지나도 기한 후 신고로 환급받을 수 있지만, 경정청구 기간(법정신고기한부터 5년) 안에 해야 합니다.
Q. 사업자등록을 해야 하나요? A. 인적용역만 제공한다면 사업자등록 없이 3.3% 원천징수로 처리되고 종합소득세만 신고하면 됩니다. 사업자등록을 하면 부가가치세 신고 의무가 생기지만 매입세액을 공제받을 수 있습니다. 장비 구입이 많거나 사무실을 임차한다면 따져볼 만합니다.
Q. 직장을 다니면서 부업으로 외주를 받으면요? A.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을 합산해서 5월에 종합소득세를 신고해야 합니다. 연말정산을 했더라도 별도로 해야 하고, 합산되면 세율 구간이 올라가는 경우가 많아서 추가 납부가 나오기 쉽습니다.
이 글은 2026년 9월 기준으로 확인한 세법과 국세청 고시를 정리한 것입니다. 세법은 자주 바뀌고 개별 사정에 따라 적용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실제 신고 전에 홈택스나 세무 전문가를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투자·세무 판단의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