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30일에 판 주식이 올해 소득이 아닐 수 있습니다. 세법이 보는 건 주문이 체결된 날이 아니라 대금이 청산된 날이기 때문입니다.
이 한 줄 때문에 연말 절세 계획이 통째로 어긋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250만 원 공제를 채우려고 마지막 주에 익절했는데 내년 소득으로 넘어가거나, 손실을 확정해 통산하려던 게 다음 해로 밀리거나. 둘 다 되돌릴 방법이 없습니다.
과세 기준은 체결일이 아니라 결제일
소득세법은 양도 시기를 대금청산일로 봅니다. 주식을 팔았다고 바로 소득이 생기는 게 아니라, 돈이 실제로 정산된 날에 생깁니다.
미국 주식은 현지 기준으로 T+1이지만, 시차 때문에 국내일 기준으로는 T+2입니다. 2024년 5월 28일 매매분부터 종전 T+3에서 하루 줄어든 결과입니다. 한국 투자자가 체감하는 건 국내일 기준 쪽입니다.
그래서 12월 말이 위험합니다. 국내 휴장일과 미국 휴장일이 겹치면 이틀이 사나흘로 늘어납니다. 12월 29일에 팔아도 결제가 1월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증권사들이 매년 11~12월에 “해외주식 양도소득세 관련 마지막 매도 권장일” 공지를 냅니다. 나라별로 날짜가 다르고 해마다 달라지니, 연말 매도를 계획한다면 그 공지를 먼저 확인하세요. 직접 계산하다가 하루 차이로 어긋나는 것보다 낫습니다.
거꾸로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올해 이미 이익이 많이 났다면, 12월 말 매도를 일부러 다음 해로 넘겨서 과세 시점을 미루고 내년 250만 원 공제를 쓰는 선택이 가능합니다.
250만 원은 매년 사라집니다
양도소득 기본공제는 연 250만 원입니다. 소득세법 제103조에 근거가 있고, 과세기간마다 한 번씩 적용됩니다.
여기서 두 가지를 자주 헷갈립니다.
첫째, 국내주식과 해외주식을 합쳐서 250만 원입니다. 2020년 개정 전에는 각각 250만 원이었는데 지금은 하나로 묶였습니다. 국내주식에서 250만 원을 이미 썼으면 해외주식에는 남은 게 없습니다.
둘째, 쓰지 않은 공제는 다음 해로 넘어가지 않습니다. 올해 양도차익이 0원이면 250만 원은 그냥 사라집니다.
그래서 연말에 이런 계산이 나옵니다. 올해 실현 이익이 100만 원뿐이라면 공제 여력이 150만 원 남아 있습니다. 평가이익이 난 종목을 150만 원어치 팔았다가 다시 사면, 그 이익에는 세금이 붙지 않으면서 취득가액은 올라갑니다. 나중에 팔 때 낼 세금이 그만큼 줄어듭니다.
다만 이건 수수료와 환전 스프레드를 감안해야 실익이 있습니다. 150만 원 이익에서 아낄 세금이 33만 원인데 왕복 비용이 그에 근접하면 할 이유가 없습니다.
손실도 그해 안에 확정해야 합니다
같은 과세기간에 실현된 이익과 손실은 통산됩니다. 이익 500만 원, 손실 200만 원이면 300만 원이 양도소득금액입니다.
문제는 손실이 이월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올해 1,000만 원을 잃고 내년에 1,000만 원을 벌면, 내년에는 1,000만 원에 대해 온전히 세금을 냅니다. 작년 손실은 아무 도움이 안 됩니다.
그래서 이익이 난 해에는 손실 난 종목을 연내에 정리해 통산하는 게 유리합니다. 계속 보유하고 싶으면 팔고 다시 사면 됩니다. 국내 세법에는 미국의 wash sale 같은 규정이 없어서 재매수에 제약이 없습니다.
숫자로 보면 차이가 분명합니다. 올해 A종목에서 1,000만 원을 실현했고, B종목은 600만 원 평가손실 상태로 들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B를 그냥 두면 과세표준은 1,000만 − 250만 = 750만 원, 세금은 165만 원입니다. B를 연내에 팔면 1,000만 − 600만 − 250만 = 150만 원, 세금은 33만 원입니다.
132만 원 차이가 12월 31일을 넘기느냐로 갈립니다. 그리고 B를 계속 보유하고 싶으면 팔고 바로 다시 사면 됩니다. 종목은 그대로인데 세금만 줄어듭니다.
물론 손실을 확정하는 만큼 취득가액이 내려가므로, 나중에 B가 회복해서 팔 때는 그때 세금이 늘어납니다. 없앤 게 아니라 미룬 셈입니다. 그래도 250만 원 공제를 매년 새로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나눠서 실현하는 쪽이 유리한 경우가 많습니다.
여기에 함정이 하나 있습니다. 과세 대상이 아닌 국내주식은 통산에 넣을 수 없습니다. 상장주식을 소액주주가 장내에서 판 건 애초에 비과세라, 거기서 손실이 났어도 해외주식 이익과 상계되지 않습니다. 통산이 되는 건 과세 대상끼리입니다.
환차익도 세금입니다
가장 많이 놓치는 부분입니다. 양도차익은 달러가 아니라 원화로 계산합니다.
국세청 해석은 이렇습니다.
양도가액 및 필요경비를 수령하거나 지출한 날 현재 외국환거래법에 의한 기준환율 또는 재정환율에 의하여 계산
증권사를 통한 거래라면 결제대금이 계좌에서 나간 날(매수)과 들어온 날(매도)의 환율입니다. 즉 매수 시점 환율로 취득가액을, 매도 시점 환율로 양도가액을 각각 환산합니다.
달러로는 손해인데 세금이 나오는 상황이 여기서 생깁니다.
- 환율 1,300원일 때 $100,000 매수 → 취득가액 1억 3,000만 원
- 환율 1,500원일 때 $95,000에 매도 → 양도가액 1억 4,250만 원
달러 기준으로는 $5,000 손실입니다. 그런데 원화로는 1,250만 원 이익입니다. 기본공제 250만 원을 빼면 과세표준 1,000만 원, 세율 22%를 곱해 220만 원을 냅니다. 손해를 보고 팔았는데 세금을 내는 겁니다.
반대 방향도 성립합니다. 환율이 내려간 구간이라면 달러로 벌어도 원화로는 손실이 나서 세금이 없을 수 있습니다. 연말에 손익을 계산할 때 달러 기준 수익률만 보고 있으면 어긋납니다.
취득가액을 어느 것부터 빼는지도 정해져 있습니다. 선입선출법이 원칙이고, 매매나 단기투자 목적으로 산 경우에는 증권사가 제공하는 이동평균법을 쓸 수 있습니다. 같은 종목을 여러 번 나눠 샀다면 어느 방법이 유리한지 달라집니다.
신고는 5월, 두 군데에
세율은 20%에 지방소득세 2%를 더해 22%입니다. 신고·납부는 양도한 해의 다음 해 5월입니다.
번거로운 건 창구가 둘이라는 점입니다. 국세 20%는 홈택스에, 지방소득세 2%는 위택스에 따로 신고합니다. 홈택스에서 끝냈다고 생각하고 있다가 지방세 고지서를 받는 경우가 흔합니다.
증권사가 무료로 대행 신고를 해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신청 기간이 따로 있고 증권사마다 다르니 공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한 증권사에서만 거래했다면 이게 제일 간편합니다. 여러 증권사에 계좌가 흩어져 있으면 한 곳이 다른 곳의 손익을 모르기 때문에 통산이 안 됩니다. 그럴 때는 직접 합산해서 신고해야 합니다.
12월에 확인할 것
정리하면 연말에 볼 건 네 가지입니다.
- 증권사의 마지막 매도 권장일 공지 — 결제일이 올해 안에 떨어지는지
- 올해 실현 손익 합계 — 250만 원 공제 여력이 남았는지
- 손실 난 종목 — 이익이 났다면 연내 정리해 통산
- 원화 기준 손익 — 달러 수익률이 아니라 환율을 반영한 숫자로
세 번째와 네 번째는 증권사 앱의 수익률 화면만 봐서는 안 나옵니다. 대부분 달러 기준으로 보여주거나 평가손익만 보여줍니다. 실현 손익을 원화로 집계한 자료를 따로 뽑아야 합니다.
마무리
과세 기준은 체결일이 아니라 결제일입니다. 미국 주식은 국내일 기준 T+2라 12월 말 매도는 다음 해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기본공제 250만 원은 국내·해외 합산이고 이월되지 않습니다. 손실도 이월되지 않으니 통산은 그해 안에 끝내야 합니다.
환차익은 과세 대상입니다. 달러로 손해를 봤어도 원화로 이익이면 세금이 나옵니다.
스톡옵션이나 RSU로 받은 주식을 팔 때도 같은 규칙이 적용됩니다. 앞 단계의 과세 구조는 스톡옵션 세금과 RSU 세금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사업소득이 함께 있다면 프리랜서 개발자 종합소득세도 같이 보세요.
자주 묻는 질문
Q. 팔았다가 바로 다시 사도 통산이 인정되나요? A. 됩니다. 국내 세법에는 미국의 wash sale rule 같은 재매수 제한이 없습니다. 다만 매도와 매수 사이에 가격이 움직이는 위험, 수수료, 환전 비용은 본인이 부담합니다.
Q. 증권사가 대행 신고를 해주면 제가 할 게 없나요? A. 한 증권사에서만 거래했다면 대체로 그렇습니다. 여러 증권사를 썼다면 각 증권사가 자기 계좌의 손익만 알기 때문에 통산이 안 됩니다. 이 경우 대행을 쓰지 말고 직접 합산해 신고해야 손실을 반영할 수 있습니다.
Q. 손실만 났으면 신고하지 않아도 되나요? A. 양도차익이 없으면 납부할 세액은 없지만, 신고는 하는 편이 낫습니다. 거래 내역이 국세청에 기록으로 남고, 나중에 취득가액을 다툴 일이 생겼을 때 근거가 됩니다.
이 글은 2026년 9월 기준으로 확인한 세법과 국세청 해석을 정리한 것입니다. 세법은 자주 바뀌고 결제일·환율은 증권사와 국가별로 달라지므로, 실제 매도나 신고 전에 거래 증권사와 홈택스에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투자·세무 판단의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