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톡옵션 세금과 RSU 세금: 행사할 때와 팔 때, 두 번 내는 구조

스톡옵션은 세금을 두 번 냅니다. 행사할 때 근로소득세, 팔 때 양도소득세. 여기까지 듣고 “같은 이익에 두 번 걷는 거냐”고 화를 내는 분이 많은데, 이중과세는 아닙니다. 두 번째 계산에서 취득가액이 올라가기 때문에 겹치는 구간이 없습니다.

문제는 다른 데 있습니다. 첫 번째 세금이 나가는 시점에 현금은 한 푼도 들어오지 않습니다. 비상장 주식이면 팔 수도 없는데 수천만 원을 내야 합니다. 이 시차가 스톡옵션의 진짜 함정입니다.

세금이 붙는 시점

세 개의 시점 중 과세되는 건 두 개입니다.

부여할 때는 아무 일도 없습니다. 권리를 받았을 뿐 소득이 실현되지 않았으니 과세하지 않습니다. RSU도 마찬가지입니다.

행사할 때 첫 번째 세금이 붙습니다. 행사가격으로 주식을 사면서 얻은 이익, 즉 (행사 시점 시가 − 행사가격) × 주식수가 소득으로 잡힙니다. 국세청은 이걸 이렇게 정리합니다.

법인의 임원 또는 종업원이 부여받은 주식매수선택권을 근무 기간 중 행사하여 얻은 이익은 근로소득

근로소득이라는 게 중요합니다. 급여와 합산돼서 누진세율을 타기 때문에, 연봉이 높은 사람일수록 세율이 올라갑니다.

매도할 때 두 번째 세금이 붙습니다. 이번엔 양도소득세고, 차익은 (매도가 − 행사 시점 시가)입니다. 취득가액이 행사가격이 아니라 행사 시점 시가라는 점이 핵심입니다.

행사할 때 — 현금은 안 들어오는데 세금은 나갑니다

숫자로 보는 게 빠릅니다. 행사가격 1,000원짜리 옵션 10,000주를 시가 11,000원일 때 행사한다고 하겠습니다.

행사이익은 (11,000 − 1,000) × 10,000 = 1억 원입니다. 이게 근로소득에 얹힙니다.

다른 소득을 다 반영한 과세표준이 6,000만 원이었다면 산출세액은 864만 원입니다. 여기에 1억이 더해져 1억 6,000만 원이 되면 4,086만 원. 차액 3,222만 원이 행사 때문에 늘어난 소득세고, 지방소득세 10%를 더하면 3,544만 원입니다. 24% 구간에 있던 사람이 38% 구간으로 밀려 올라간 결과입니다.

여기에 행사대금 1,000원 × 10,000주 = 1,000만 원이 별도로 필요합니다. 합치면 현금 4,544만 원이 나갑니다. 그런데 손에 들어온 건 팔 수 없는 비상장 주식 10,000주입니다.

상장사라면 일부를 팔아 세금을 내면 됩니다. 스타트업이라면 그게 안 됩니다. 회사가 잘될 것 같아서 행사했는데 세금 낼 돈이 없어 행사를 포기하는 일이 실제로 벌어집니다. 조세특례제한법에 분할납부와 과세이연 제도가 들어 있는 이유가 이겁니다.

재직 중에 행사하느냐, 퇴직 후에 하느냐

같은 행사이익인데 소득 구분이 달라집니다. 근무 기간 중 행사하면 근로소득, 퇴직한 뒤에 행사하면 기타소득입니다.

기타소득이면 유리한가 싶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이 기타소득은 필요경비가 인정되지 않고, 연 300만 원을 넘으면 종합과세됩니다. 스톡옵션 행사이익이 300만 원 이하일 일은 드물어서 결국 종합소득에 합산됩니다. 세 부담은 크게 다르지 않고, 대신 벤처기업 특례를 못 쓰게 되는 쪽이 문제입니다.

퇴사를 앞두고 있다면 행사 시점을 재직 중으로 당기는 게 유리한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행사 후 보유 요건이 걸린 특례도 있으니 아래를 같이 보셔야 합니다.

벤처기업이면 특례가 세 개 있습니다

벤처기업 임직원이 2027년 12월 31일 이전에 부여받은 스톡옵션에는 조세특례제한법상 세 가지 제도가 붙습니다.

조항 제도 내용
제16조의2 비과세 행사이익 중 연 2억 원까지 비과세. 벤처기업별 누적 5억 원 한도
제16조의3 납부특례 행사연도에 소득세의 1/5만 내고, 남은 4/5를 이후 4년간 1/4씩 분할납부
제16조의4 과세이연 행사 때 근로소득으로 과세하지 않고, 주식을 팔 때 양도소득으로 과세

비과세 한도는 원래 연 5,000만 원이었는데 2023년 1월 1일 이후 행사분부터 연 2억 원, 누적 5억 원으로 올랐습니다. 오래된 글에 5,000만 원이라고 적혀 있으면 그건 개정 전 기준입니다.

과세이연이 가장 강력합니다. 근로소득 누진세율(최고 45%)을 피하고 양도소득세율로 갈아타는 셈이라 세 부담이 크게 내려갑니다. 대신 요건이 까다롭습니다. 조문을 그대로 옮기면 이렇습니다.

해당 벤처기업으로부터 부여받은 주식매수선택권의 행사일부터 역산하여 2년이 되는 날이 속하는 과세기간부터 해당 행사일이 속하는 과세기간까지 전체 행사가액의 합계(이하 이 조에서 ‘전체 행사가액’이라 한다)가 5억원 이하일 것

5억 원은 행사이익이 아니라 행사가액입니다. 그리고 한 해가 아니라 행사일이 속한 과세기간까지 역산해 최대 세 개 과세기간을 합산합니다. 나눠서 행사하면 피할 수 있는 종류의 한도가 아닙니다.

여기에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법」상 요건(부여 후 2년 이상 재임·재직 등)을 갖춰야 하고, 행사일부터 1년이 지나기 전에 처분하면 이연됐던 소득세가 다시 과세됩니다.

놓치기 쉬운 게 하나 더 있습니다. 같은 조 제8항입니다.

제1항을 적용받으려는 벤처기업 임직원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주식매수선택권 행사로 취득한 주식만을 거래하는 전용계좌를 개설하여야 한다.

행사로 받은 주식만 담는 전용계좌를 따로 열어야 합니다. 기존에 쓰던 계좌에 섞어 넣으면 요건을 못 채웁니다. 행사 전에 증권사에 전용계좌라고 말하고 개설해 두세요.

무엇을 같이 쓸 수 있고 무엇을 못 쓰는가

여기서 실수가 나옵니다. 세 개를 다 신청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비과세 특례는 다른 둘 중 하나와 같이 쓸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납부특례와 과세이연은 동시에 적용되지 않습니다. 분할납부로 갈지 이연으로 갈지 골라야 합니다.

판단 기준은 단순합니다. 과세이연 요건을 채울 수 있다면 그쪽이 거의 항상 유리합니다. 세율 자체가 내려가니까요. 요건을 못 채우면(행사가액이 크거나 재직 2년을 못 채웠거나 1년 보유가 어렵다면) 납부특례로 현금 흐름을 쪼개는 게 차선입니다.

신청은 자동이 아니고, 기한이 제도마다 다릅니다. 이게 가장 잘 놓치는 부분입니다.

  • 납부특례: 임직원이 행사한 날이 속하는 달의 다음 달 5일까지 회사에 신청서를 냅니다. 회사는 다음 달 10일까지 세무서에 명세서를 제출합니다.
  • 과세이연: 회사가 행사한 날이 속하는 달의 다음 달 10일까지 행사주식지급명세서와 특례적용대상명세서를 세무서에 제출합니다.
  • 비과세: 비과세특례적용명세서를 행사일이 속하는 연도의 다음 연도 2월 말일까지 제출합니다.

납부특례 기한이 한 달 남짓입니다. 5월 종합소득세 때 챙기면 된다고 생각하고 있으면 이미 지나 있습니다. 행사를 결정하는 시점에 회사 담당자와 어느 특례로 갈지 먼저 맞춰 두세요. 놓치면 그냥 근로소득으로 과세되고 끝입니다.

팔 때 — 이게 이중과세가 아닌 이유

앞의 예시를 이어가겠습니다. 나중에 주식이 20,000원이 돼서 전부 팔았다고 하겠습니다.

양도차익은 (20,000 − 11,000) × 10,000 = 9,000만 원입니다. 매도가에서 행사가격 1,000원을 뺀 게 아니라 행사 시점 시가 11,000원을 뺐습니다. 행사 때 이미 1억에 대해 세금을 냈으니, 그만큼은 취득가액으로 인정해 주는 겁니다.

두 시점을 합치면 이렇게 됩니다.

  • 행사 때 과세된 소득: 1억 원
  • 매도 때 과세된 차익: 9,000만 원
  • 합계 1억 9,000만 원 = (20,000 − 1,000) × 10,000, 즉 실제 총 이익

겹치는 구간이 없습니다. 두 번 내는 건 맞지만 같은 돈에 두 번 걷지는 않습니다.

세율은 주식 종류에 따라 갈립니다. 양도차익에서 기본공제 250만 원을 빼고(연 1회만), 아래 세율을 곱합니다.

주식 종류 세율 위 예시(과세표준 8,750만 원)
비상장 · 중소기업 · 소액주주 10% + 지방세 1% 약 963만 원
비상장 · 중소기업 외 20% + 지방세 2% 약 1,925만 원
비상장 · 대주주 20%, 과표 3억 초과분 25% (+지방세 10%)
상장 · 소액주주 · 장내매도 과세 없음 (증권거래세만) 0원
해외주식 20% + 지방세 2% 약 1,925만 원

스타트업 스톡옵션은 대개 첫 줄입니다. 중소기업 비상장 주식을 소액주주가 파는 경우라 10%가 적용됩니다. 근로소득 38% 구간과 비교하면 과세이연이 왜 강력한지 보입니다.

상장사라면 소액주주가 장내에서 파는 한 양도소득세가 없습니다. 다만 대주주 기준은 계속 손질되고 있습니다. 2024년에 10억 원에서 50억 원으로 올라갔고, 2026년 세제개편안에는 다시 10억 원으로 내리는 안이 담겼습니다. 확정 시행 시기는 신고 전에 확인하시는 게 안전합니다.

해외주식은 절차가 하나 더 있습니다. 국세 20%는 홈택스에서, 지방소득세 2%는 위택스에서 따로 신고합니다. 국세만 내고 끝냈다가 지방세 고지서를 받는 경우가 흔합니다.

RSU는 구조가 다릅니다

RSU(양도제한조건부주식)는 행사라는 단계가 없습니다. 조건을 채우면 주식이 그냥 귀속됩니다. 이걸 베스팅이라고 부릅니다.

과세 시점은 베스팅입니다. 귀속 시점 시가 × 주식수 전체가 근로소득이 됩니다. 스톡옵션과 달리 행사가격을 뺄 게 없어서, 받은 주식의 가치 전부가 소득입니다.

여기서 외국계 회사 직원들이 걸립니다. 해외 모회사가 RSU 비용을 부담하면 국내 법인에 원천징수 의무가 없습니다. 회사가 세금을 떼지 않고, 연말정산에도 안 들어옵니다. 본인이 다음 해 5월에 종합소득세로 직접 신고해야 합니다.

몇 년 치가 쌓인 뒤에 알게 되면 본세에 가산세까지 붙습니다. 회사가 알려주지 않는다고 면제되는 의무가 아닙니다.

줄일 방법이 하나 있습니다. 납세조합에 가입해 베스팅된 달의 다음 달 10일까지 매월 신고·납부하면 세액의 3%를 공제받습니다. 소득세법 제150조에 근거가 있고, 연 100만 원 한도이며 2027년 12월 31일까지 적용됩니다. 예전 글에 5%라고 적힌 게 많은데, 2024년 세법 개정으로 근로자 납세조합은 3%로 내려갔습니다.

매도할 때는 위 표대로입니다. 미국 상장사 주식이면 해외주식이니 기본공제 250만 원 후 22%입니다.

마무리

행사(또는 베스팅) 때 근로소득세, 매도 때 양도소득세. 두 번이지만 취득가액이 행사 시점 시가로 올라가므로 이중과세는 아닙니다.

행사 시점에 현금이 들어오지 않는다는 게 핵심 리스크입니다. 비상장이면 팔 수도 없는데 세금이 나갑니다. 벤처기업이라면 과세이연(제16조의4)을 먼저 검토하고, 요건이 안 되면 납부특례(제16조의3)로 쪼개세요. 둘은 같이 못 씁니다. 과세이연을 노린다면 행사 전에 전용계좌부터 열어 두세요. 납부특례 신청은 행사한 달의 다음 달 5일까지라 시간이 거의 없습니다.

해외 모회사 RSU는 원천징수가 없습니다. 본인이 5월에 신고해야 하고, 납세조합을 쓰면 세액의 3%(연 100만 원 한도)를 공제받습니다.

근로소득 쪽 공제 구조가 궁금하다면 연봉 실수령액 계산기를, 사업소득이 섞여 있다면 프리랜서 개발자 종합소득세를 참고하세요.

자주 묻는 질문

Q. 행사만 하고 안 팔았는데 세금을 내야 하나요? A. 냅니다. 과세 시점은 매도가 아니라 행사입니다. 주식이 나중에 반토막 나도 행사 때 낸 세금은 돌아오지 않습니다. 벤처기업 과세이연 특례를 적용받았다면 매도 시점까지 미뤄집니다.

Q. 회사가 상장하기 전에 행사하는 게 나을까요? A. 세금만 보면 시가가 낮을 때 행사하는 쪽이 행사이익이 작아 유리합니다. 다만 회사가 실패하면 행사대금과 세금을 모두 날립니다. 상장 후 행사는 세금이 크지만 바로 팔아서 낼 수 있습니다. 정답이 없고 회사의 성공 확률을 어떻게 보는지에 달렸습니다.

Q. 퇴사하면 스톡옵션은 어떻게 되나요? A. 계약서와 회사 정관에 달려 있습니다. 대부분 퇴사 후 일정 기간 안에 행사하지 않으면 소멸합니다. 세법상으로는 퇴직 후 행사분이 기타소득으로 바뀌고 벤처기업 특례를 쓸 수 없게 됩니다. 퇴사 전에 행사 가능 수량과 기한을 확인하세요.


이 글은 2026년 9월 기준으로 확인한 세법과 국세청 자료를 정리한 것입니다. 세법은 자주 바뀌고 개별 계약과 회사 상황에 따라 적용이 달라지므로, 실제 행사나 신고 전에 세무 전문가를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투자·세무 판단의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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