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가까워지면 “연금저축이랑 IRP에 900만 원 넣으면 148만 원 돌려받는다”는 말이 돌아다닙니다. 맞는 말이긴 한데, 조건이 빠져 있습니다.
148만 5천 원은 총급여 5,500만 원 이하일 때의 숫자입니다. 그 위는 118만 8천 원입니다. 그리고 낼 세금이 없으면 900만 원을 넣어도 한 푼도 못 받습니다. 이 두 가지를 모르고 12월에 목돈을 넣었다가 2월에 당황하는 경우를 꽤 봅니다.
148만 원과 118만 8천 원을 가르는 선
세액공제율이 소득에 따라 두 단계로 나뉩니다. 기준은 근로자라면 총급여 5,500만 원, 사업소득자 등은 종합소득금액 4,500만 원입니다.
| 항목 | 총급여 5,500만 원 이하 | 5,500만 원 초과 |
|---|---|---|
| 기준 (근로자 외) | 종합소득금액 4,500만 원 이하 | 4,500만 원 초과 |
| 세액공제율 | 16.5% (지방세 포함) | 13.2% (지방세 포함) |
| 900만 원 납입 시 | 1,485,000원 | 1,188,000원 |
| ISA 전환 포함 1,200만 원 | 1,980,000원 | 1,584,000원 |
같은 900만 원을 넣어도 29만 7천 원이 차이납니다. 연차가 쌓인 개발자라면 대부분 아래 칸입니다. 148만 원을 기대하고 계획을 세웠다면 그만큼 어긋납니다. 한 가지 더, 2026년 세제개편안 정부안에는 2027년 납입분부터 청년의 IRP 세액공제율을 15%로 올리는 항목이 들어 있습니다. 국회 심사 전이라 확정은 아니지만, 어떤 항목이 살아남았는지는 2026 세제개편안 확정안 정리에 있습니다.
총급여는 연봉에서 비과세 급여를 뺀 금액입니다. 식대나 자가운전보조금 같은 비과세 항목이 있다면 연봉보다 낮게 잡힙니다. 연봉 5,600만 원이어도 비과세가 200만 원이면 총급여는 5,400만 원이라 16.5% 구간에 들어갑니다. 경계선 근처라면 한 번 계산해 볼 값어치가 있습니다. 비과세 항목이 실수령액에 어떻게 반영되는지는 연봉 실수령액 계산기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낼 세금이 없으면 한 푼도 못 받습니다
이게 두 번째 함정이고, 첫 번째보다 큽니다.
세액공제는 환급이 아니라 세금 깎기입니다. 정확히는 산출세액에서 공제액을 빼는 방식이라, 뺄 세금이 없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연봉이 낮거나 다른 공제가 많아서 결정세액이 이미 0원인 사람이 900만 원을 넣으면, 공제 한도는 살아 있지만 돌려받을 게 없습니다. 사회 초년생이나 중도 입사로 근무 개월 수가 짧은 해에 자주 생깁니다.
넣기 전에 확인할 방법이 있습니다. 홈택스 「연말정산 미리보기」에서 현재까지의 결정세액을 보면 됩니다. 그 금액이 공제받을 수 있는 상한입니다. 결정세액이 50만 원이면 900만 원을 넣어도 50만 원까지만 효과가 있습니다.
물론 세액공제를 못 받아도 연금계좌 자체의 장점(운용수익 과세이연, 수령 시 저율과세)은 남습니다. 다만 “148만 원 돌려받으려고” 넣는 거라면 계산이 맞는지 먼저 보셔야 합니다.
900만 원을 어떻게 나눠 넣나
한도가 두 겹입니다.
- 연금저축: 연 600만 원까지
- 연금저축 + IRP 합산: 연 900만 원까지
그래서 연금저축 600만 원 + IRP 300만 원 조합이 가장 흔합니다. IRP에만 900만 원을 넣어도 되고, 연금저축에 900만 원을 넣으면 600만 원까지만 인정됩니다.
둘 중 어디에 넣을지는 세금이 아니라 돈을 꺼낼 수 있느냐로 갈립니다. 연금저축은 중도인출이 가능합니다. 세금을 내야 하지만 필요하면 일부만 빼 쓸 수 있습니다. IRP는 법에서 정한 사유(무주택자 주택 구입, 장기 요양, 개인회생 등)가 아니면 부분 인출이 안 되고 전액 해지만 됩니다.
IRP를 나중에 퇴직금 받는 계좌로도 쓸 거라면 이 차이를 미리 생각해 두는 게 좋습니다. 퇴직금을 IRP로 받을 때의 세금 구조는 퇴직금 계산기에 따로 정리했습니다.
납입 자체의 한도는 훨씬 넉넉합니다. 연금저축과 IRP를 합쳐 연 1,800만 원까지 넣을 수 있습니다. 900만 원을 넘는 부분은 세액공제를 못 받지만, 운용수익에 대한 과세이연과 수령 시 저율과세는 그대로 적용됩니다.
ISA 만기가 있다면 60일이 골든타임
의외로 많이 놓치는 제도입니다. 조세특례제한법 제91조의18에 근거가 있습니다.
ISA 계좌가 만기 해지되면, 만기일로부터 60일 이내에 그 자금을 연금저축이나 IRP로 옮길 수 있습니다. 이때 옮긴 금액의 10%, 최대 300만 원이 세액공제 한도에 추가로 붙습니다.
기존 900만 원에 300만 원이 더해져 그해 한도가 1,200만 원이 됩니다. 16.5% 구간이면 198만 원, 13.2% 구간이면 158만 4천 원까지 올라갑니다. 300만 원 추가분만 따지면 49만 5천 원 또는 39만 6천 원입니다.
두 가지를 기억하면 됩니다. 첫째, 60일을 하루라도 넘기면 그냥 일반 납입이 되어 900만 원 한도에 묻힙니다. 둘째, 이 전환 금액은 연 1,800만 원 납입한도와 별개로 들어갑니다.
ISA 만기가 올해 안에 오는데 그 돈을 당장 쓸 계획이 없다면, 찾아서 예금에 넣는 것보다 연금계좌로 옮기는 쪽이 거의 항상 낫습니다.
중도해지하면 13.2% 구간은 오히려 손해입니다
만 55세 전에 해지하거나 인출하면, 세액공제를 받은 납입금과 그동안의 운용수익 전체에 기타소득세 16.5%가 붙습니다.
여기서 구간별로 결과가 갈립니다.
16.5%로 공제받았던 사람은 16.5%를 토해냅니다. 본전입니다. 그동안 세금 낼 돈으로 운용한 이득은 남으니 완전한 손해는 아닙니다.
13.2%로 공제받았던 사람은 16.5%를 토해냅니다. 900만 원 기준으로 3.3%p, 29만 7천 원이 순손실입니다. 공제받을 때 덜 받고 뱉을 때 더 뱉는 구조입니다.
총급여 5,500만 원을 넘는 사람일수록 “중간에 깨지 않을 돈”만 넣어야 하는 이유가 이겁니다. 연말에 한도를 채우려고 무리하게 넣었다가 몇 년 뒤 해지하면 안 넣느니만 못합니다.
법에서 정한 부득이한 사유(장기 요양, 개인회생, 파산, 천재지변 등)에 해당하면 16.5%가 아니라 연금소득세율 3.3~5.5%가 적용됩니다. 다만 이건 증빙이 필요하고 사유가 한정적입니다.
받을 때 — 연 1,500만 원이라는 선
넣을 때만 보고 받을 때를 안 보면 계산이 반쪽입니다.
만 55세 이후 연금으로 받으면 연금소득세가 낮습니다. 55세부터 70세 미만은 5.5%, 70세부터 80세 미만은 4.4%, 80세 이상은 3.3%입니다. 오래 나눠 받을수록 세율이 내려갑니다.
단 조건이 있습니다. 사적연금 수령액 합계가 연 1,500만 원 이하일 때만 이 저율 분리과세가 적용됩니다. 넘어가면 16.5% 분리과세와 종합과세 중에 유리한 쪽을 고르는 구조로 바뀝니다. 종합과세는 다른 소득과 합산되니 소득이 있는 상태라면 세율이 확 올라갑니다.
그래서 적립액이 큰 사람은 수령 기간을 길게 잡아 연 1,500만 원 아래로 관리하는 게 기본 전략이 됩니다. 20년에 걸쳐 받으면 3억 원까지는 이 선 안에 들어옵니다.
12월에 할 일
- 홈택스 「연말정산 미리보기」로 결정세액을 확인합니다. 이게 0이면 넣어도 공제 효과가 없습니다.
- 총급여가 5,500만 원 위인지 아래인지 확인합니다. 비과세 급여를 뺀 금액입니다.
- ISA 만기가 최근에 있었다면 60일이 남았는지 확인합니다.
- 연금저축 600만 원 한도를 넘기지 않았는지 확인하고, 남은 금액은 IRP로 채웁니다.
- 납입은 12월 31일까지 끝내야 그해 공제 대상입니다.
마지막 항목 때문에 12월 말에 몰아넣는 사람이 많은데, 그래도 문제는 없습니다. 세액공제는 납입 시점이 아니라 그해 합계로 계산합니다.
마무리
148만 5천 원은 총급여 5,500만 원 이하일 때의 숫자입니다. 그 위는 118만 8천 원이고, 차이는 29만 7천 원입니다.
세액공제는 낼 세금이 있어야 받습니다. 결정세액이 0이면 900만 원을 넣어도 돌려받을 게 없습니다.
ISA 만기가 있었다면 60일 안에 연금계좌로 옮겨 300만 원을 더 받으세요. 반대로 중간에 깰 것 같은 돈이라면 13.2% 구간에서는 넣지 않는 편이 낫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연금저축과 IRP 중 하나만 해야 한다면 어느 쪽인가요? A. 공제 효과만 보면 같습니다. 연금저축은 중도인출이 되고 IRP는 법정 사유가 아니면 전액 해지만 되니, 자금을 묶어두는 데 자신이 없다면 연금저축부터 채우는 쪽이 안전합니다. 다만 IRP는 900만 원 전부를 담을 수 있고 연금저축은 600만 원이 한도입니다.
Q. 작년에 한도를 못 채웠는데 올해 몰아서 넣으면 되나요? A. 한도 자체는 못 채워도 이월되지 않습니다. 다만 반대 방향은 됩니다. 예전에 900만 원을 넘겨 넣고 공제받지 못한 금액이 있다면, 그걸 올해 납입액으로 바꿔 달라고 금융회사에 신청할 수 있습니다. 소득세법 시행령 제118조의3의 납입연도 전환특례이고, 신청 기한이 따로 없어 계좌를 유지하고 있다면 언제든 가능합니다.
Q. 중도해지 말고 납입을 멈추기만 하면 어떻게 되나요? A. 계좌를 유지한 채 납입만 중단하는 건 아무 불이익이 없습니다. 이미 받은 공제를 토해내지도 않고, 적립금은 계속 운용됩니다. 여유가 없는 해에는 납입을 쉬는 게 해지보다 훨씬 낫습니다.
이 글은 2026년 9월 기준으로 확인한 세법을 정리한 것입니다. 세법은 자주 바뀌고 개인의 소득·공제 상황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므로, 실제 납입이나 신고 전에 홈택스와 거래 금융회사에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투자·세무 판단의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서울·경기 아파트 실거래 주간 브리핑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데이터를 모아 서울·경기 관심 지역 17곳의 아파트 매매 거래를 매주 정리합니다. 거래 건수와 평당가 추이, 신고가 갱신 단지, 거래 위치 지도를 한 편에 담습니다. 무료입니다.
- 브리핑 소개와 지난 편 보기
- 텔레그램 실거래 채널: @loghubs_arttrade
- 텔레그램 DART 공시 채널: @loghubs_dart
공개 데이터를 정리한 통계 정보이며 특정 단지의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핑백: 프리랜서 개발자 종합소득세: 3.3%는 정산이 아닙니다 (업종코드 940926) - loghubs
핑백: 연봉 실수령액 계산기 (2026년 요율 반영) — 4대보험·소득세 공제 내역까지 - loghubs
핑백: 2026 세제개편안 확정안: 8월 발표안에서 빠진 것과 남은 것 - loghubs